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니콜라 테슬라처럼 ‘인류’를 위해!

Activities April 12, 2018

[Alumni Interview] 사이 오루간티 지엔테크놀로지 수석연구원

 

“인도에서 누구나 선망하는 대학에서 교수로서 살아갈 수도 있었죠. 그런데 UNIST에서 연구하던 시절이 너무 그리웠어요. 모두 내려놓고 울산으로 돌아왔죠. 제가 하던 연구를 꾸준히 이어서 니콜라 테슬라처럼 중요한 발자취를 남기는 과학자가 되고 싶어요.”

UNIST를 졸업한 외국인 동문들은 고국에 돌아가 중요한 역할을 하는 경우가 많다. 2016년 8월 전기전자컴퓨터공학부를 졸업한 사이 키란 샤르마 오루간티(Sai Kira Sharma Oruganti) 박사도 마찬가지였다. 졸업 당시 그는 인도의 MIT라고 불리는 ‘인도공과대학(Indian Institutes of Technology, 이하 IIT)’ 교수로 임용됐다.

IIT는 인도에서 공학과 기술 교육을 담당하는 대표적인 교육기관이다. 맥킨지 컨설팅의 대표였던 자자 굽타, 씨티 그룹 수석 부회장이었던 빅터 메네제스, 선마이크로 시스템즈의 공동 창업자인 비노드 코슬라 등이 모두 IIT 출신이다.

고국의 손꼽히는 명문대 교수로 자리를 잡은 오루간티 박사의 삶은 안정돼 갔다. 결혼도 하고 학생을 가르치는 일에도 잘 적응했다. 그런데 2017년 4월 돌연 사직서를 제출하고 다시 한국으로, 그리고 울산에 있는 UNIST로 돌아왔다. 이유는 ‘못다 이룬 목표’을 달성하기 위해서다.

오루간티 박사는 “UNIST에서 진행했던 무선으로 전력을 전송하고 데이터를 송‧수신하는 ‘금속체 통신 모듈’ 연구가 세상에 널리 쓰이는 모습을 보고 싶었다”며 “지도교수(변영재 전기전자컴퓨터공학부 교수)가 창업한 지엔테크놀로지에서 후속 연구를 이어나갈 수 있어 기쁘다”고 말했다.

탐험가와 비슷한 인생 살아와… 금속차폐 통신 시스템에 도전!

오루간티 박사가 개발한 원천기술은 무선으로 전력이나 데이터를 주고받는 ‘금속체 통신 모듈’이다. 이 시스템을 활용하면 두꺼운 금속으로 이뤄진 선박이나 해양 플랜트의 격실처럼 차폐된 공간에서도 무선으로 통신이나 충전이 가능하다.

사이 오루간티 박사가 변영재 교수의 실험실에서 인터뷰를 진행했다. | 사진: 김경채

사이 오루간티 박사가 변영재 교수의 실험실에서 인터뷰를 진행했다. | 사진: 김경채

“4년 전, 연구를 시작했을 때만 해도 주변의 시선이 싸늘했어요. 제 아이디어를 우스갯소리로도 여기지 않았죠. 2014년 WPTC 컨퍼런스에서 한국뿐 아니라 세계의 전문가들로부터 비판 받았고, 몇몇은 엄청난 공격을 퍼부었습니다. 엄청 힘든 시기였죠.”

당시만 해도 차폐된 공간에서 통신이나 충전은 어렵다는 게 지배적인 생각이었다. 일반적인 통신이나 충전은 전자기파를 이용하는데, 선박처럼 두꺼운 금속이 전자기파의 흐름을 막거나 흡수하기 때문에 송‧수신이 어렵다는 논리였다.

하지만 오루간티 박사는 10~100㎒ 주파수는 금속의 차단에서 비교적 자유롭다는 점을 이용해 전자기파의 주파수를 유도하는 시스템을 개발했다. 평면처럼 생긴 안테나를 통신이 필요한 차폐 공간 안팎에 붙이기만 하면, 데이터나 전력을 송수신할 수 있다.

그는 “400급 선박에는 길이 약 200km, 무게는 수백 톤에 달하는 통신선을 매립해야 한다”며 “이걸 무선으로 바꿀 수 있으면 선박 한 대당 적어도 10억 원 이상 비용을 절감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지엔(ZN), 아버지의 이름으로… 인류를 위해!

이 기술이 이용하면 선박뿐 아니라 승강기처럼 금속으로 꽉 막힌 공간에서 스마트폰을 사용하거나 무선으로 충전하는 일이 가능해진다. 변영재 교수와 오루간티 박사는 이 기술의 상용화를 추진하기로 의기투합했고, 2016년 지엔테크놀로지라는 이름의 기업을 세웠다.

오루간티 박사의 지도교수인 변영재 교수와 함께 기념 촬영을 했다. 두 사람은 아버지의 이름의 앞 글자를 따서 기술을 사업화할 회사를 차렸다. | 사진: 김경채

오루간티 박사의 지도교수인 변영재 교수와 함께 기념 촬영을 했다. 두 사람은 아버지의 이름의 앞 글자를 따서 기술을 사업화할 회사를 차렸다. | 사진: 김경채

회사명인 ‘지엔(ZN)’은 변영재 교수와 오루간티 박사의 아버지 이름 앞 글자(故변증남 교수의 Z, 닐의 N)를 따서 지었다. 그만큼 아버지의 이름을 걸고 도전할 만큼 두 사람에게 이 기술은 특별하다. 반드시 상용화시켜 더 많은 사람을 돕고 싶다는 게 오루간티 박사의 바람이다.

“제가 개발한 원천기술에 확신이 있어요. IIT 교수직을 버리고 지엔테크놀로지를 선택한 건 아마 제 인생에서 가장 옳은 선택이 될 겁니다. 더 많은 사람들의 삶을 개선하고, 인류에 도움을 줄 수 있는 기술을 개발하기 위해 최선을 다할 겁니다.”

변영재 교수는 학문적 아버지… 자유롭게 도전하는 법 배웠다

오루간티 박사는 자신의 박사과정 지도교수인 변영재 교수를 ‘학문적 아버지’라고 불렀다. 어떤 문제이든 가져가서 의논할 수 있었고, 어떤 아이디어도 격려해줬다. 그 덕분에 모두가 쳐다보지도 않았던 아이디어로 창업에까지 올 수 있었던 것.

그는 “독일에서 공부할 때와 달리 변 교수에겐 모든 것을 솔직하게 말할 수 있었고, 도전적인 과제를 해결할 방법도 찾게 됐다”며 “IIT 교수로 지원한 이유도 변 교수를 보면서 학생들을 지도하는 일이 명예롭고 가치 있다고 느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IIT 교수로 사회에 발을 내딛었던 그의 원래 계획은 교수직과 지엔테크놀로지와 협력 연구를 병행하는 것이었다. 그런데 인도에서 지내면서 한국에 있는 벤처기업의 연구를 동시에 추진하는 게 생각보다 쉽지 않았다. 그래서 과감히 IIT 교수직을 버리고 지엔테크놀로지를 택했다.

변영재 교수는 “오루간티 박사는 밤을 꼬박 새워도 목표로 세운 건 해낼 정도로 추진력이 대단한 친구”라며 “아끼는 제자가 일생일대의 결정을 내리고 도전하는데다 세상에 유익할 기술이라 스승으로서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전했다.

오루간티 박사는 고국의 인도의 낙후지역에서도 불편함 없이 전기를 쓸 수 있는 날을 꿈꾼다. 그는 니콜라 테슬라처럼 중요한 일을 해낸 연구자로 기억되고 싶다고 밝혔다. | 사진: 김경채

오루간티 박사는 고국의 인도의 낙후지역에서도 불편함 없이 전기를 쓸 수 있는 날을 꿈꾼다. 그는 니콜라 테슬라처럼 중요한 일을 해낸 연구자로 기억되고 싶다고 밝혔다. | 사진: 김경채

오루간티 박사의 최종적인 꿈은 아직도 전기를 사용하는 데 불편을 겪는 인도의 낙후지역을 돕는 것이다. 그는 인류에게 전기 문명의 원천기술을 개발해준 니콜라 테슬라처럼 인도를 비롯한 세계 곳곳에 도움이 되는 전자공학기술을 선물하고 싶다고 밝히며 인터뷰를 마쳤다.

“9살 때 인도우주연구센터(Indian Space Research Organization, ISRO)에서 로켓을 발사하는 장면을 보고 과학자를 꿈꾼 뒤, 16살엔 니콜라 테슬라가 개발한 특수 변압기, ‘테슬라 코일’을 보고 과학자가 되는 게 당연해졌어요.

시대를 앞서간 천재였던 테슬라의 꿈은 지구를 굶주림과 고통에서 벗어나게 하고, 세계 곳곳에서 통신이 가능하며, 꺼지지 않는 빛을 만들고, 다른 행성에 존재한다고 믿는 생명체와 소통하는 것이었어요.

그가 남긴 말을 과학자를 꿈꾸는 학생들에게 전하고 싶습니다. ‘만일 당신이 우주의 비밀을 알고 싶다면 우주를 에너지 진동과 파동의 개념으로 생각하라.’ 많은 과학도들이 테슬라처럼 마음껏 상상하고, 꿈꾸고 연구하길 바랍니다.”

 

출처: UNIST 뉴스센터